홈유 축구팀 4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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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유 축구팀 4월 소식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20여년전 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선수의 자서전이 나왔다. 대표선수가 직접 쓴 책이 거의 없던 시절인지라 단숨에 읽어 내려가던 중, 흥미 있는 대목이 있었다. 홍 선수는 잊지 못할 스승들을 언급하면서 중학교 때 축구 은사였던 임흥세 감독을 회상하였다. 자신이 배운 축구의 기본기는 거의 그 때 익혔다는 것이다. 하루 2시간씩 볼 컨트롤 연습을 하며 축구선수로서의 기본을 형성하였다고 고백했다. ’임흥세’라는 이름은 그 때 나의 뇌리에 처음으로 각인되었다. 시간이 지나 2008년, 우리는 선교지로 부름 받은 한국에 내렸다. 교육사역과 목회활동으로 바쁘던 시절 당시 사역하던 교회로 가는 도로변에 ‘좋은 땅 교회’라는 간판이 보였다. 이름과 주변 환경이 보통의 교회보다 다른 느낌을 받아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짬이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저녁, 무조건 그 교회에 들어가 예배를 드렸다. 프로 수준의 찬양 팀, 잘 들어오는 메시지, 편안한 분위기…그 후로 가끔씩 틈이 날 때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다른 곳에서 사역을 하고 잠시 예배 처소가 필요할 때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좋은 땅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어느 주일,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온 선교사님이 그 교회를 방문했다. 좋은 땅 교회에서 파송했다는 그 선교사님의 이름이 ‘임흥세’였다. 설마 그 임흥세? 맞다. 그 ‘임흥세’가 이 ‘임흥세’였다. 인사는 했지만 그 때는 전혀 접촉점이 없었다. 임 선교사님은 한국 축구계에서 ‘유소년 축구의 대부’였고, 남아공에서는 국빈급 유명인사였다. 마침 2010년 월드컵이 남아공에서 열렸기에 선교사님은 국제적으로 바빴다. 그 후에도 가끔씩 선교사님이 교회를 방문했을 때에도 꾸벅 인사 외 에는 할 것이 없었다. 일주일에 한번 ‘홈스쿨 유나이티드’라는 아마추어 축구팀을 감독하고 있는 나와 임선교사님의 스케일과 사역의 반경이 너무도 차이 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축구선교에 대해 아무 지식과 생각이 없는 교인들은 선교사님께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지만, 나는 도무지 할 말도 없었고 안부도 묻지 못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축구선교라고 말하기가 어느 나라의 말처럼 ‘거시기’했기 때문이다. 임 선교사님은 그 후 남아공을 떠나 아프리카에서도 소문나게 열악한 ‘남수단(South Sudan)’으로 이동하였다. 남수단은 강압적인 이슬람 국가인 수단으로부터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독립한 나라이다. 오랜 내전의 영향으로 나라 전체는 피폐한 상태였다. 임선교사님이 남수단에서 돌아와 좋은 땅 교회에서 잠시 선교보고를 할 때는 숨이 막혔다. 어떻게 그런 곳에서 선교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선교사님을 뵙기가 죄스러운(?) 시간이 지나 2022년이 되었다. 임 선교사님 모습이 다시 보였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이번에는 2,3개월 정도 한국에 체류한다는 것이다.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고 싶었지만 밥 한끼 대접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고생하셨냐?’고 하기가 참 부끄러웠다. 금년 1월에 출간한 ‘축구인문학스케치’책을 드릴까 하다가도 50년 이상 축구현장에 있었던 임 선교사님에게 이 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여 그마저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4월 3일 주일이었나보다. 예배 후 차에서 시동 걸고 있는데 임 선교사님이 차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에라 모르겠다. 책이라도 전해 드리자’는 생각이 들어 집사람에게 대리 전달을 부탁했는데 ‘줄려면 본인이 직접 주라’는 말에 뛰어가듯 달려가 책을 전해드렸다. 선교사님은 책을 보더니 사인은 안 해 주냐며 ‘책 받아서 영광이라’고 하였다. 이 때부터 뭔가 일이 잘못되기(?)시작하였다. 내친 김에 담임 목사님에게 부탁하여 그 다음 주에 식사 자리를 마련하였다. 담임 목사님 내외, 임 선교사님 내외, 우리 부부 내외 - 6명이 함께 식사하니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식사 자리에서 선교사님은 우리가 하는 ‘홈스쿨 유나이티드’축구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더니 당장 다음 주에 홈유 축구 하는 곳에 방문하겠다고 하셨다. 그 후 약 3주 동안 선교사님은 홈유 남경기팀과 서경북 팀에 5번이나 방문하였고, 주중에 또 따로 만나 한국 축구선교에 대해 광범위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마침 선교사님 한국 거처가 한남동이어서 처가 집이 있는 동부 이촌동에서 만나기가 수월했다. 훗날 역사가들이 ‘파리 회담’이라고 부를지는 모르겠지만 식사를 겸한 파리 바케트 회담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사이에 선교사님은 하나님께 받은 새 비전을 말씀하였다. 이제는 조국 한국에서도 정말 하나님 기뻐하시는 축구선교를 제대로 하고 싶다고. 아프리카에 6개월, 한국에 6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한국 축구선교를 제대로 세팅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동안 승부에 목을 거는 축구에 질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크리스찬으로 초심을 지키며 사역하고 싶다고. 그래서 6년동안 맡았던 남수단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도 금년 3월부로 마치고 연장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번 기간에 임선교사님은 ‘우리가 몇 년 전에 좀 더 일찍 만났어야 했는데’ 하며 몇 번이고 말씀했지만, 하나님의 때는 가장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가장 적절한 때라고 믿는다. 주님께서는 때로 사람을 통해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하신다. ‘축구인문학스케치’에 담은 나의 축구에 대한 생각을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돌아보니 홈유 감독으로 섬긴지가 12년 차로 접어들었다. 나 같은 케이스는 좀 드문 경우이다. 가끔 축구선교를 한다고 하는 목회자들이 있는데 몇 가지 부류가 있다. 먼저, 축구선수 출신이 나중에 은혜를 받아 목회자가 되어 자신의 특기를 살리는 차원에서 축구선교를 표방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교회들을 중심으로 무슨 컵 대회를 만들고 우승팀을 가려 시상하는 형태로 많은 지역에서 대회를 연다. 그러나 그 운영방식은 일반 대회와 다를 것이 없다. 축구에 대한 철학도 일반 세상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축구를 매우 좋아하여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축구 팀을 만들고 지원해주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들도 축구에 대한 신학이 없기는 매 한가지다. 교회성장과 교회학교 양적 부흥이라는 관점에서 축구 팀을 만드는 사례도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는 못했지만 오랫동안 축구 하면서 기량면에서 아마추어와 선수 사이의 경계선에 서있다. 그리고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축구에서 신학과 인문학적인 요소를 발견할 때마다 무릎을 치며 메모해놓고 관련 자료를 찾아 하나의 이론으로 만들어놓는다. 갈수록 축구의 원리가 공부의 원리, 문장의 원리, 삶의 원리와 너무도 흡사하여 놀랄 때가 많다. 이 원리를 조심스럽게 주변에 이야기해보지만, 생각보다 잘 통하지 않는다. 그저 축구 좋아하는 목사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나의 첫째 정체성은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이며, 성령의 은사를 바탕으로 교육선교를 하는 선교사이다. 그 교육의 영역에 역사, 문학, 철학, 교육학 등이 있기에 거기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나에게는 그 교육의 영역에 ‘축구’가 중요한 테마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특기할 만한 일이다. 나의 사명과 꿈은 한국교회가 변화되고 그 한국교회의 울타리가 되어야 할 대한민국이 고도의 문명사회가 되어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데 도구로 쓰임 받는 것이다. 하나님의 때가 되니 임흥세 선교사님이 내가 있는 낮은 곳으로 걸어 내려왔다. 임 선교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서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여러 주제와 영역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제 하나님의 때가 되어 동역하게 되었으니, 남은 시간들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열매 맺기를 소망한다. 목적도 좋아야 하지만 방법도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해야 할 것이다. 이제 주님께서 어떤 일을, 어떻게 펼치실 지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다만 말씀과 기도, 성령님의 인도를 의지하여 한 걸음씩 가다 보면 그 길의 끝에서 하나님 나라의 능력과 향기를 체험할 줄로 믿는다. 고난과 부활의 달인 4월에 홈유 팀의 갈길과 목표를 더 선명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것이 은혜였음을 나지막하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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