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아이로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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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아이로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

네아이아빠 34 3,483 2011.12.05 11:21
쉽게 포기하는 아이를 볼 때 엄마의 마음이 아픕니다. 머리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노력하지 않는 아이를 볼 때 엄마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못하겠다고 손을 드니 답답할 뿐입니다.

야박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죠. 우리는 늘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생각만 했지 언제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던가요. 어떻게 하면 영어 잘하고 수학 잘하고 책 잘 읽고 학교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만 생각했지, 노력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1921년에 미국의 젊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심리학 실험에 착수합니다. 그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 25만 명을 3차에 걸친 시험을 치르게 해 그 중에서 지능지수가 140에서 200에 이르는 1,470명의 학생을 선별했습니다. 이들은 대개 중산층 자녀들이었습니다. 그의 연구팀은 이 어린 천재집단의 일생을 추적하면서 교육 성과, 직업 변화, 승진 등의 정보를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에게 상급 학교 진학과 취업을 위한 추천서까지 써주면서 이들을 집중 관리 관찰하였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그마치 반세기에 걸쳐 어린 천재를 연구를 하였는데, 루이스 터먼은 이들의 사회적 성공을 기대했고 또한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은 터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천재 집단 중 대법관 두 명, 지방법원 판사 두 명, 캘리포니아주 의원 한 명이 나왔지만 대다수는 공무원이었고, 그저 평범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거죠. 타일공, 청소부 등 특별히 영재성이 필요하지 않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 정도의 결과는 우리나라 중산층이 몰려 사는 지역에서 무작위로 1,500명 가량의 학생을 선정해 추적 관찰한다고 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 천재 집단은 결국 다른 일반 사람들과 차이가 없었고,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시 함께 지능검사를 치렀지만 1,470명에 선별되지 않았던 아이들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둘이나 나왔습니다. 반세기에 걸친 연구 끝에 연구팀은 결국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지능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재능에 따라 진로를 선택했고, 선택한 그 일에 노력을 집중하였다."

선택한 그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을 위한 유일한 방법임이 이미 오래전에 증명되었지만 우린 여전히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노력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간히 스치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일 만한 관심사가 아니었던 거죠. 아이는 부모의 칭찬을 먹고 산다는데, 그 칭찬이라는 것이 ‘잘했다’는 말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칭찬의 언어가 곧 부모의 교육철학일진대 ‘잘했다’는 말 외에 칭찬하는 단어가 없었다는 것은 아이에게 오직 잘하기만을 강요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잘하는 것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면 그것을 잘해내지 못할 때 아이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자존감 저하는 무기력과 직결됩니다. 잘해낼 수 없으니 처음부터 노력할 까닭이 없는 거죠. 남들이 하는 것을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 태권도장,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에 보내달라고 해놓고서는 금세 시들해져 포기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배우지 않은 문제가 나오면 시도조차 하지 않고 넘어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매일같이 잔소리를 들어도 10분이면 끝날 학습지를 3,40분이 지나도록 끝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인내심이 없다, 끈기가 없다, 공부하는 자세가 틀렸다고 비난하지 말고 노력하는 즐거움, 성취의 쾌감을 느끼도록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선 칭찬 언어부터 바꿔보세요. ‘잘했다’는 말을 이참에 버리세요. 아이가 시험 점수를 좋게 나왔을 때 ‘잘했다’고 칭찬하지 말고, ‘정말 기분이 좋겠구나’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정말 신나겠구나’하며 아이의 내적 성취감을 한껏 고취해 봅시다.

최상의 칭찬은 칭찬하지 않는 것입니다. 칭찬은 다분히 평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부모가 평가하는 대신 충분히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칭찬을 하려면 ‘정말 열심히 했구나’하는,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칭찬으로 바꿔봅시다. 공감 언어와 노력에 대한 칭찬이 잘 버무려지면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은 충분히 기쁩니다. 이런 칭찬에 익숙해진 아이의 머릿속에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라지 않습니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스스로 노력의 부족이라 여기게 됩니다.  칭찬의 언어를 바꾸는 것, 노력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워쉽 2011.12.07 12:29
칭찬 언어 메모해뒀네요.. 그렇게 안하면 막상 뭐라고 칭찬해야하지? 고민되더라구요...
^^
샘터 2012.01.10 02:44
밑마음을 읽어주며 공감해주기인가요?
밀크쿠키 2012.11.02 22:59
너무나 무심히 하는 잘했다는 말이 아이에게 도움이 안되
썬쉬리 2012.12.25 14:50
감사합니다.
로뎀나무 2013.01.10 17:18
칭찬하기..맨날 그래..잘했다.. 최고다라고 했는데..이제부터는 쓰는 언어를 달리 해야겠습니다.
당근 2013.01.31 02:38
칭찬언어가 은근히 어렵더라고요

기분좋겠구나
신나겠구나
새벽별 2013.07.04 21:47
기분 좋겠네. 신나겠구나.... - 신나는 말이네요.
상영목사 2013.11.08 14:20
아하~! 맞습니다. 그렇군요. 그냥 저도 모르게 '잘했어'라고 했었는데, 이제 정말 언어를 바꿔야겠네요.^^::
상영목사 2015.03.06 06:11
되돌아 보니, 어느새 다시 제 입에 아이에게 '잘했어'하는 시큰둥한 영혼없는 말만 남은 듯하네요. 다시 돌아가야겠어요.
데니사랑 2013.11.08 17:04
공감입니다. 저도 칭찬의 말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
예나맘 2013.11.11 17:19
칭찬하려는 시도가 아닌 마음으로 공감하는 진짜 칭찬....부모 역할은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힘을 내봅니다 ^^
jkim 2014.02.15 09:35
노력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 정말 보람이 있겠네요.
하리맘 2014.02.27 17:12
잘했구나 라는 말만 했었는데 이제부터라도 바꿔 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도라맘 2014.03.05 11:21
내가 문제 였군요  ㅠㅜ
저부터  바꿔야겠네요
네아이아빠 2014.03.05 11:52
매우 공감되는 말이고 저를 비롯 많은 부모들이 고쳐야할 습관이네요.
선한목자 2014.04.17 22:19
정말 더 많이 배워야 겠습니다...
하준하성맘 2014.07.03 11:41
칭찬이라고 다 좋은게 아닌데 무심코 잘했다고 한 말이 영향을 주는 말이었네요.
이제는 제대로 칭찬하며 노력을 인정해주도록 해야넸어요
이쁜미래 2014.11.13 10:05
칭찬도 올바르게 해야된다는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칭찬해줘야할지 몰랐는데 잘 알았습니다^^
약국 2015.03.12 12:30
노력을 칭찬하라
의의열매 2015.05.24 01:32
지혜로운 말로 사람을 세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늘 "잘했다~"라며 아이들에게 칭찬을 잘해주는 엄마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은 것 배웁니다.
마마취까 2015.06.11 15:34
칭찬도 칭찬 나름이군요... 참 어렵네요...우리는 우리에게 부모가 해준대로 답습하기 마련인데...저도 잘했다...이렇게 칭찬을 듣고 자란 사람인지라...늘 칭찬이 성과중심적이었어요. 좋은글 감사해요
예수사람 2015.07.28 06:53
칭찬을 아무렇게나 남발할때가 있었는데 정작 온전한 칭찬은
못해본것같아요.. 칭찬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학야겠어요^^
마샤 2016.10.04 23:31
저희집에도 조금 어려운게 나오면 못하겠다고 하고 넘어가는 아이가 있지요. 그동안 제가 해온 칭찬의 말들이 자신감이 아니라 무기력을 낳게 했었네요. ㅠㅠ 많이 배웁니다.
준행맘 2017.02.23 17:39
알고는 있는데 막상 잘 안되요  ㅎ
엄마의공감에 노력하는 아이가 되길~~
에스더정 2018.01.19 06:54
결과보다 노력을 칭찬하고 아이에게 노력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어서 기분이 좋았겠구나라고 얘기해봐야겠습니다~
꽃두 2018.06.25 22:36
요즘 고민하고 있던 문제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윤정 2018.12.13 03:38
노력에 대한 칭찬이 유익함을 다시한번 알게됩니다
주애헌윤연 2019.01.09 08:38
자녀와 있을 때 마음을 놓아버리면 안 되겠네요.
사랑나무 2019.04.27 00:02
공감과 노력에 대한 칭찬 ! 꼭 해야겠어요. ! 감사합니다. ^^
홈스쿨링 2019.05.13 02:42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쪼꼬렛 2019.08.08 00:29
잘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너무 뜨끔하네요...;;
쿠크새우깡 2019.10.29 01:15
노력을 칭찬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내뱉어지는 칭찬은 잘했어~라는 말이더라구요..
입에 쉽게 붙지않는 칭찬법이지만 고치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해나마미 2020.01.02 21:59
아..네 그렇군여. 자존감 살려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는데..쩝..
세아들맘 2020.02.25 14:28
내적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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