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흑향
무슨 사자성어냐고 궁금하신 분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블로거의 이름이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유명한 사람이니 만큼 팬도 많고 안티도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블로그에는 벌써 천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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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한 블로거이지만 독특한 영어 공부법으로 널리 알려졌다. 사실 공부법 자체는 독특하지 않다. 그냥 '무식하게(!)' 열심히 해서 시험 성적을 올렸다.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many'라는 단어 뜻도 모를 만큼 영어 까막눈이었던 그녀가 눈물 나는 노력 끝에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그 사연이 너무 눈물 겨워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그래서 책으로도 나왔다. 책에는 악평이 많다. 그게 무슨 공부법이냐고, 그냥 무식하게 공부한 것일 뿐이라고. 물론 고등학생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게 있다. 그게 얼마나 힘든 결심이었고, 힘든 과정이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얼마나 희열감을 느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을 위해 그녀의 영어 성적을 살짝 공개한다. (이미 블로그를 통해 널리 유포된 것이라 원저자에게 따로 양해를 구하지는 않았다.)
고2 때부터 죽기살기로 공부했건만, 고3 올라가서 첫 3월 모의고사 성적이 32점이다. 그러나 6월에 65점, 8월에 73점, 9월에 86점, 그리고 10월에 드디어 90점을 넘어섰다. 물론 평가기관이 다르고 난이도도 다르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2 때 many라는 단어도 제대로 몰랐던, 외국어영역 14등급의 아이가, 노력해서 결국은 이루었다. 비록 SKY는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다.
평소 초등학생의 공부에 대해서만 말하다가 갑자기 고등학생 성적표를 들고 나와서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초등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공부의 본질은 같다. 스스로 원할 때, 그때라야 공부는 '기억'으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소유흑향이 스스로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순간, 그때부터 진정한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이렇듯 공부는, 고등학생 때부터 해도 늦지는 않다. 그러나 엄마의 바람은, 뒤늦게 그렇게 힘들어 하지 말고, 어렸을 때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가길 바란다. 당연한 말이다.
엄마표는 유혹이다
그래서, 엄마표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유혹하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유혹하여 공부하고 싶도록 만드는 데 진정한 엄마표의 위력이 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고, 늦었다면 중학생 고등학생이라도 공부를 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유혹의 기술이 엄마표 기술의 하일라이트다.
소유흑향은 자신의 성적에 충격도 받고, 또 그 즈음해서 가고 싶은 대학이 생겨서 죽도록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고등학생에게는 이러한 방법이 주효하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 그런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초등학생을 공부에 유혹하는 방법은 오로지 '재미' 외에는 없다.
다들 공부를 어려워하지만, 그러나 세상에는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 사람은 도대체 왜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지, 엄마표는 그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부하라고 하면 뭉그적거리다가 꼭 혼이 나는 아이, 분명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연재는, 엄마표의 원칙을 상기하며,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공부하는 방법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보다 구체적으로 아이에 대해 탐구해 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에 대해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 생각은 공부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아이의 공부를 도와줘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알아볼 것이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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