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실력 높이는 법 - 짧은 글 제목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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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실력 높이는 법 - 짧은 글 제목 붙이기

네아이아빠 1 906 2011.05.22 22:50
초등학교 4학년 나윤이는 수학보다 국어가 어렵다고 합니다. 성적을 보면 그리 나쁘지 않지만 스스로 국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학년 형우는 실제로도 국어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이상한 것은 형우가 책 읽기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꾸준히 책을 읽는데도 국어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처럼 고학년으로 갈수록 국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독서와 국어 점수의 불일치도 종종 발생합니다. 독서가 국어 실력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책 읽는 양과 국어 점수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윤이와 형우 엄마는 어떻게 해야 국어 실력을 올릴 수 있을지 답답해하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꽤 많을 겁니다. 수학은 문제라도 많이 풀어 보면 될 것 같은데, 국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의 이치는 결국 하나 뿐이니까요. 공부 잘하는 비법을 줄이고 줄이면 단 두 단어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제대로, 충분히’ 하면 되지요.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실력을 높이는 방법이 없습니다. 또한 많이 하되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막히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부 잘하는 방법은 ‘제대로, 충분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됩니다.

이해만 했다고 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은 결국 제한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해 두어야 합니다. 이 정도는 모든 부모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시험시간뿐만 아니라 평소에 공부할 시간도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학교도 가야하고, 조금이라도 놀아야 하고, 부모가 감당하기 힘든 것은 학원의 힘을 빌어야 합니다. 이런 저런 시간을 빼고 나면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빠듯합니다. 결국 공부의 성패는 한정된 시간의 효율적 활용에 달려 있습니다.

하루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길게 보면 시간은 충분합니다. 다행히도 공부는 장기전입니다. 단기전에서의 효율과 장기전에서의 효율은 다릅니다. 내일의 시험이 마지막이라면 벼락치기라도 해야겠지만,  앞으로 십년을 보고 하는 공부라면 전략이 달라야 합니다. 조급한 마음부터 버려야 합니다. 축구를 할 때, 공을 차는 기본기도 없으면서 화려한 개인기를 부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수영을 할 때, 숨쉬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빠른 속도를 부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모든 공부도 단계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국어 공부에도 기본기가 있고 단계가 있습니다.

어의 기본기는 ‘사실적 이해’ 능력입니다. 쉽게 말해서, 한 문장을 읽었으면 그 문장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능력, 그것이 사실적 이해 능력입니다. 국어의 비문학은 사실적, 추론적, 비판적, 창의적 이해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추론하고 비판하고 창의적으로 이해하기 전에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그것이 안 되면 다른 그 어떤 능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국어의 기본기, 사실적 이해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짧은 글 제목 붙이기’ 연습입니다. 국어 문제집을 풀 때 답만 채점하지 말고, 제시된 지문의 문단마다 제목을 붙이는 연습을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짧은 글에 제목을 붙이는 연습은 교과목으로서의 국어 실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축구로 말하자면 체력과 기본기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짧은 글 제목 붙이기를 통해 아이는 글의 핵심을 간파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문제를 많이 풀어 봐도 실력이 잘 오르지 않는 건 글의 핵심을 간파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기본기가 강할 때, 연습은 곧 실력이 됩니다.

그러나 기본기가 약한 아이가 기본기를 갖추기까지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기본기를 익히지 못한 아이는, 아무리 해도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공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반복되는 실패 경험이 되어 공부 의욕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의 성적은 오르지 않더라도 짧은 글 제목 붙이기 연습을 통해 우리 아이의 기본 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짧은 글인데도 그 내용을 요약하여 제목 붙이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답답할 겁니다. 그러나 명심시길 바랍니다. 지켜보는 사람보다 그 과제를 해내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이 더 답답한 것을요. 다만 아이들은 부모 앞에서 티를 내지 못할 뿐입니다. 그 답답함이 좌절감이 되지 않도록 따뜻하게 격려해야 함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책을 많이 읽는데도 국어 성적이 잘 안 나온다면 ‘열 줄 독서록’ 또는 ‘한 줄 독서록’ 쓰기부터 해보세요. 독서감상문에는 대개 줄거리와 느낀 점이 포함되는데, 많은 부모들이 그 두 가지를 처음부터 모두 요구합니다. 줄거리를 제대로 요약하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느낀 점을 강요합니다. 욕심부터 버리세요. 독서가 국어 실력으로 연결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줄거리라도 제대로 쓰도록 도와주는 게 현명합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묻기 전에 아이와 대화를 하며 기억을 되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긴 글을 짧게 정리하는 법을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줄거리를 속속들이 얘기하기는 쉬워도, 그것을 줄여서 얘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짧게 정리하는 것은 고도의 추상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온전한 독서감상문을 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책 한 권을 읽고, 그것을 열 줄 또는 한 줄로 줄여보는 연습을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이를 ‘열 줄 독서록’, ‘한 줄 독서록’이라고 합니다. 양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아 아이들의 거부감도 덜합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매우 큽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늘기쁨 2011.10.26 15:42
부담스럽지 않게 시도 할수 잇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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