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육이 꼭 필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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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교육이 꼭 필요한 사람

네아이아빠 1 1,303 2011.05.29 22:18
저 사람이 말은 저렇게 해도 심성은 고운 사람이야, 원래는 착한 사람이야, 이런 말을 종종 듣지만 저는 새겨듣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심성이 곱지 않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 착하지 않은데 과거에 착한 경력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싶습니다. 지금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데 ‘원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상처받은 이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습니다. 처방은 명확합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성하고 내 원래의 마음이 그러하지 않다고 날마다 호소하기보다는 자신의 대화 방식과 행동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됩니다. 분명히 아이를 사랑해서 하는 말과 행동인데도 아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 채 부모 자녀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자녀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면, 그건 사랑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이상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는 것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모교육에서 다루는 핵심 주제입니다.

속마음과는 달리 상대에게 오해받을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처세에 취약합니다. 처세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과 사귀어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처세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처세의 극단적 장애인 자폐는 생존을 어렵게 합니다. 부모가 아이와 나누는 대화는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처세의 기술입니다. 아이들이 터득하는 대화의 기술은 거의 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배웁니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사회 안에서 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부모가 만약 처세의 기술이 부족하다면 그 영향이 자녀에게까지 미치니, 그래서 부모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특히 부모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원래 그러려 그런 게 아니었는데 욱하는 마음에 자주 화를 내는 사람, 옆에서 지켜보자니 너무 답답해서 야단치는 것이 잦은 사람. 이런 부모 밑에서 아이는 참을성을 배울 수 없습니다. 부모의 성격이 이러한데 아이에게 인내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니까요.

"힘들어 죽겠는데 너까지 왜 이러니?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가 뭔데, 다 너를 위해서야!" 이처럼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기보다는 아이와 나누려는 부모.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일찌감치 '애어른'이 됩니다. 애어른만큼 불쌍한 아이도 없습니다. 남들 보기에는 기특하게 보일지 몰라도 부모의 갈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에 훗날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 삶의 무게를 아이에게 지우지는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애는 정말 착해요. 지금까지 큰 소리 한 번 낼 일이 없었어요.” 이런 말을 자랑삼아 하는 부모. 물론 아이가 매우 건강하게 자라는 과정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말을 잘 듣는 아이는 순종하는 방법을 터득한 아이일 수 있습니다. '순종하는 병'은 실제 병명이기도 합니다.

잔소리가 지나치게 많은 부모. 잔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필요 이상의 말입니다. 잔소리인지 아닌지는 엄마의 느낌이 아니라 아이가 느끼는 것입니다. 잔소리 많은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습니다.

아이가 자꾸 부모를 훈계하려 든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겨우 열 살 전후한 아이들이 부모를 훈계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말대답을 훈계라고 받아들이는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실은 부모조차 아직 어른이 덜 된 탓입니다.

몇 가지 사례만 들었지만 위의 사례를 비켜갈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저 역시 배워서 익히기 전까지 위에서 말한 오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배우는 중입니다.

부모교육에서 가장 먼저 말의 기술을 배우는데,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하지만 아이는 말의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웁니다. 그 말을 통해 누구는 사랑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 곧 자존감을 배우고, 누구는 정반대의 감정을 느낍니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아이는 부모가 혼을 내더라도 혼날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버릇을 잡겠다는 부모에게 늘 혼났던 아이는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부족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열 일 제쳐두고 주변에 부모교육이 있다면 찾아서 들으시기 바랍니다. 시중에 좋은 책도 많이 나와 있으니 꾸준히 읽고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온유맘 2011.06.21 15:38
완전 찔려요..헌데....제 자신에게서도 답이 안보이니..원..홈스쿨링을 준비하려는 최대의 적은 바로 부모인 저 자신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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