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에너지를 공부 집중력으로 바꾸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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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에너지를 공부 집중력으로 바꾸는 지혜

네아이아빠 11 1,733 2011.09.28 16:26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현수는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벌써 1년이 다 지나가는데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현수 엄마는 고민이 큽니다. 1초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를 어떤 수로 공부하게 만들지 대책이 서지 않으니까요. 엄마 말로는 전혀 공부를 못할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가끔이지만 엄마와 신나게 공부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부모라면 현수 엄마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떤 공부법도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무용지물일 테니까요. 학부모 상담 내용 중 상당수가 공부 습관과 집중력에 관한 것입니다. 평균적으로 남자 아이들이 좀 더 활동적이기는 하지만 여자 아이라고 해서 책상 앞에 반듯하게 앉아 공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밤새 놀아도 지치지 않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경험으로 볼 때 아이 입에서 피곤하다는 말이 나와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논 것의 두 배는 더 놀 수 있습니다. 그 정도의 에너지를 아이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은 결코 게으르지 않습니다. 다만 공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공부 집중력이 떨어질 뿐입니다. 아이들은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농담 한마디에 수업 분위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공부 상태에서 놀이 상태로의 전환은 1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는 참 힘듭니다. 놀이에서 공부로 가는 길은 참으로 험난합니다. 아이와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아이는 놀고 난 후에 공부하자고 하고, 엄마는 공부를 다 한 후에 놀자고 합니다. 아이의 의견을 따라 먼저 놀게 하더라도 막상 엄마가 공부하자고 하면 아이는 얼굴부터 찡그립니다.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머릿속에서 갑자기 부정적 감정이 몰려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공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활력 상태가 갑자기 울정(鬱情) 상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울(鬱)은 꽉 막히다는 뜻입니다. 울정은 꽉 막혀 답답한 상태를 말합니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갑자기 꽉 막아버리니 아이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그것이 아이들 머릿속에 부정적 경험으로 축적됩니다. 책상 앞에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를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놀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졸음을 쫓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졸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의식보다 잠깐의 몸놀림이 훨씬 쉽고 빠릅니다. 몸을 움직여 뇌를 깨우듯이 우리 아이들의 공부 집중력 훈련에 몸을 적극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부에 놀이 에너지를 이용하려면 일단 부모의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기 힘들면 서서 공부할 수도 있고, 서서 공부하기도 힘들면, 걸으면서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바른 자세로 책상에 앉아서만 공부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합니다. 가만히 있는 것과 집중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움직일 때 더 뇌가 활성화된다면 그것 역시 적극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몸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공부 시간에 짧게 느껴집니다. 모든 아이는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합니다. 공부를 해보니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나아가 약간의 성취감이 더해지면 공부가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흥미가 있어야 집중을 하고, 집중을 하다가 보면 자연스레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공부할 때 몸을 움직여서 집중력에 도움을 주는 방법은 참 많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볼까 합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이나 공부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될 때 이와 같은 방법을 써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양손 가위바위보’가 있습니다. 아이 혼자서 왼손과 오른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왼손 또는 오른손이 이기도록 규칙을 정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엉뚱한 결과가 나오면 아이는 한참을 웃습니다. 이렇게 열 번 정도 한 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합니다. 양손에 모두 정신을 모아야 하는 이 놀이 자체가 많은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자연스레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손발 가위바위보’도 있습니다. 잠깐 누워서 자신의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규칙은 위와 같습니다. 아이들이 매우 재미있어 합니다. ‘숨쉬기 놀이’도 있습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 3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2초간 잠깐 참았다가, 15초간 길게 내쉬는 놀이입니다. 길게 숨을 내쉴 때 머리가 멍해지기도 합니다. 반복하다 보면 숨을 들이마실 때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호흡을 통한 집중력 향상 훈련법이지만 아이는 놀이처럼 여깁니다. ‘손바닥 씨름(밀치기)’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엄마와 아이가 마주보며 손바닥으로 밀치는 놀이인데, 보통 서서 하지만 앉아서 해도 재미있습니다. 이 놀이 역시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집중이 잘 안 될 때 큰소리로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국어든 수학이든 일단 큰소리로 읽도록 합니다. 아이가 장난스럽게 읽어도 됩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두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하니까요.

공부하는 짬짬이 아이와 이런 놀이를 하면 공부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 옆에서 엄마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의 공부습관을 잡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니 이 정도의 수고는 꼭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가 혼자 공부할 때도 이와 같은 방법을 스스로 쓸 수 있습니다. 집중력 지속 시간이 짧은 아이는 이런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공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제발 공부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공부하기 싫은 아이를 강압적으로 공부시켜서도 안 되겠지만,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방법이 있음에도 미리 포기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바람과 놀고 싶은 아이의 욕구를 조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ㅣ손병목ㅣ 부모2.0 대표 |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Comments

영특유능맘 2011.10.03 23:36
감사합니다.
gloria 2011.10.22 03:42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도 활동적인 아이라서 가르칠때 마다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집중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네요
종훈종하맘 2012.01.12 23:07
참고할께요...좋은글감사
민동맘 2012.02.25 17:26
좋은 방법이네요. 감사
기강맘 2012.06.04 00:15
정말 어렵습니다. 내일부터 당장 써봐야겠네요.
하하 2013.05.29 14:51
좋은정보감사해요..저도 써봐야겠어요..잊지말고 기억해두렵니다 ^^
선한목자 2014.04.17 22:25
부모가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네요
약국 2015.03.12 12:09
소리 내어 읽을때 두뇌 활발
감사해요
gracerh 2015.04.15 12:12
부모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딸 아이를 무작정 가만히 앉게만 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지..제시된 방법들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예수사람 2015.06.23 20:35
잘 읽었습니다. 참 좋은 방법이네요..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잠깐 잠깐
상황변경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요^^
이윤정 2018.12.13 03:40
에너지가 넘치는 딸에게도움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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