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기도 구리에서 6살 9살 아들 둘과 함께 홈스쿨을 1년째 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저희는 요번에 저랑 아들 둘만 첫 컨퍼런스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요, 정말 기대 이상으로 귀하고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말이 많은데요, 이건 글이니까 시간 제한 없이 적어보겠습니다...ㅎㅎ)
돌이켜 보면 제 취향(?)은 참 한결같이 마이너의 길을 걸었습니다.
지금에야 '민초단'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유명해진 맛이지만, 저는 20년 전부터 민트초코를 좋아했고요. 지금은 잘 안 먹지만 아무튼 민트초코의 진가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알아본 사람이었습니다. 제가요..
어렸을 적엔 유명했던 가수그룹인 god 멤버 중에서도 곰같은 인상의 보컬, 김태우를 좋아했어요. 그 때가 '꽃미남'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당시니까, 당연히 또래들의 반응은 '엥? 걔를 왜? 너 참 특이하다;'였고요.
그 외에도 여기 다 적을 수 없는, 제 마이너 외길 스토리가 많은데요..ㅎ 코로나 pcr은 1도 안하고, 임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백신은 맞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등, 여러 불편한 취향과 결정들을 거쳐서 지금은 "홈스쿨"이라는 마이너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좁은 길, 크리스천 홈스쿨 말이죠. 저를 잘 아는 제 주변의 반응은 이제, '특이하다.. 근데 넌 그럴거 같아. 잘 해봐.'가 되었네요.
이 좁고 마이너한 취향이 저는 참 좋지만요, 다만 가끔 외로울 때가 문득 생기기도 합니다. 지인들은 물론, 저희 교회에서도, 동네에서도 홈스쿨러는 저희 가정 하나 뿐이라, '이 좋은걸 함께 나눌 이가 없다니...!' 아쉽기도 하고요. 말이 많은 사람이라, '여럿이 다 같이 크리스천 홈스쿨 같은 주제로 떠들고 싶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따로 코업에 들지 않고, 홈스쿨을 진행중이라 더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컨퍼런스 가기 전, 기대하며 기도했던 내용은 두 가지였습니다.
이렇게 홈스쿨을 하면서 제게 갈급했던 부분에 대한 것들이었는데요. 만남의 축복과, 점점 더 자라가는 아이들의 양육에 대한 지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아주 멋지게, 구한 것 이상으로 응답받은것 같아요 ㅎㅎ
먼저, 같은 숙소에서 목윤희 사모님과 배현숙 선생님, 그리고 귀한 아들들과 만날 수 있어서 넘 감사했어요. 저는 복당동지 2기와, 3인3색 훈육편과 학습편 강의들을 온라인으로 들었었는데, 마치, tv에서 보던 연예인을 실제로 보게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면에서 보던 선생님이 해 주신 밥을 먹고, 또 귀한 나눔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왜 소장님께서 마지막날 오전에 주제강의 시간을 잘 지켜달라고 첫 날 오티때 이야기 해 주셨는지 알 것 같았어요...ㅎㅎㅎ 같은 방 선생님들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늦게까지 이야기하다가, 마지막날 아침에 알람이 울렸는지 안울렸는지 모르게 잠이 들어가지고.. ㅠㅎ
또한 3조에서 귀한 동역자 선생님들 가정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앞에서 은혜로운 찬양과 기도회를 인도해 주셨던 선생님 가정, 또 베테랑으로 성품교육과 부모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주신 선생님 가정, 역시 수년간의 홈스쿨 경력으로 귀한 통찰과 따듯한 환대를 나누어주신 조장 선생님 가정, 셋째를 뱃속에 품고서 무거운 몸으로도 자리를 지켜주신 선생님 가정, 홈스쿨에 대한 사모함과 북한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갖고 계셨던 선생님 가정.. 이런 쟁쟁한 분들이 바로 제 옆동네에 살고 계셨다니.....ㅠㅠ 이번 컨퍼런스가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귀한 분들이라, 같은 조에서 만날수 있었던 게 정말 감사하네요. 애프터 모임에서들 뵙고 싶어요 ㅎㅎ
또한, 두 번의 특강과 한 번의 선택 강의, 총 다섯 번의 주제 강의, 그리고 홈스쿨 토크쇼까지. 아주 귀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자녀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주는 것. 겁을 줘서, 협박해서 얻어내는 복종이 아니라, 공경하는 마음을 배양해 주는것. 아이가 자신과 자기 책무에 관한 책임을 수용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 가장의 머리 됨을 인정하고 돕는 배필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것. 특히, 지나친 보호와 통제로 자녀들을 쪼그만 바리새인 트로피로 만들고 있었던 것에 대한 깨달음 등... 주제 강의들로 책을 엮어도 될 만큼....이 아니라 이미 책이 나와있지요 ㅎㅎ 제 깨달음의 페이지가 한장 걸러 한장마다 포스트잇으로 붙어있습니다. 조만간 서평도 써야하는데 덕분에 더욱 절절한 리뷰가 될 것 같습니다.
선택강의로는 클라라선교사님의 호쾌한 재정관리 강의를 들었는데요, 막막했던 분야였는데 새로운 깨우침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들었습니다. 아이를 하나님 앞의 단독자로, 책임감 있는 한 인격으로 키우겠다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있었던 데에 대해 충격을 받았네요..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통해 저희 가정에 적용해 봐야 겠습니다.
알리야 특강을 통해서는 하나님의 예언이 성취됨을, 내가 지금 목도하는 세대에 있구나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맨날 '하나님, 이거 했어요...저거 했어요... 징징징징.....' 투정하는 어린이와 같았는데요. 이번 특강에서는 마치, 어느날 아빠의 일터에 갔는데, 제가 모르는 곳에서 아빠가 스케일 크게 일하고 계신 모습을 본 충격(?)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게 바로 아빠의 본업이시죠. 테오도르 헤르츨 한 사람이 제창한 시오니즘을 시작점으로 하나님의 큰 그림이 그려지는게 참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월환 목사님의 북한교회 멸망기 특강은 참 마음을 찢는 강의였습니다. 우리 가정이 이 시대에, 하필 북한이 아니라 남한 땅에 태어난 이유가 뭘까. 어떤 이유로 이렇게 넉넉한 나라에서 넉넉하게 먹고 넉넉하게 입으며 지낼 수 있을까. 이 주일에 마음놓고 교회를 갈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는 복이 있는데, 결코 이게 내가 예뻐서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게 아님을 깨닫습니다. 먼저 구원받은 자로서의 사명이 있는 것이지요. 복음 통일과 선교 한국에 대한 비전이요.
오늘은 점심으로 아이들과 함께 수제비를 먹었습니다.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 아이들은 불평을 하더라고요. "엄마,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있는데요, 그게 수제비에요.", "엄마, 수제비가 별로 맛이 없고 먹으면 더워져서 싫어요." 은혜롭게 수련회 잘 다녀와서도 아이들이 이렇게 감사를 모르니 큰일이죠... 그래서 이야기를 해 줬습니다. "북한은 지금, 너희들이 맛없어서, 더워서 싫어하는 수제비가 없어서 사람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고있다. 어떻게 이런 수제비 한 그릇에 감사할 줄 모르느냐. 거기서는 사람들이 잡아 먹을 벌레도 없어서 못 잡아먹는다. 이 겨울에 잠바가, 이불이 다 뭐냐, 따듯한 새 옷 한장이 없어서 추위에 떠는데. 배를 채울 수 있는 귀한 음식이 있고, 먹고 더울 정도로 따듯한 옷이 있음에 감사해라." 하고 제가 받은 은혜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나중엔 맛있다면서 잘 먹더라고요.. 쓰다 보니 깨닫는데요, 여기서 좀 더 나가서 바로 수제비 그릇 앞에 두고,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기도를 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먹다가 까먹었네요 ㅠ 내일 아침이라도 함께 기도해야겠습니다.
아무튼 참으로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하루 세 끼 밥도 아주 맛있었고요. 책도 직접 보고 사올 수 있어서 좋았고요. 다른 홈스쿨러 자녀들의 멋진, 귀여운 공연도 흐뭇하게 잘 보고 돌아왔습니다. 또한 끝나고서 단양 다누리 아쿠아리움 구경도 잘 하고 왔고요.
아이들 태우고서 장거리 운전을 오롯이 저 혼자 해 본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엄청 긴장하면서 갔다 왔는데, 긴장이 탁 풀려서 그런지, 오늘 밤에서야 조금 정신이 깨어나는것 같네요..ㅎㅎ 아이들도 '형아들이 함께 사는 방'에 언제 또 가냐고 묻고요.. ㅎㅎ
이렇게 은혜롭고 귀한 컨퍼런스 준비해주신 소장님과 간사님, 돕는 손길들, 모두 감사하고,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윤희 사모님이랑 이정연 사모님 ㅎㅎㅎㅎㅎㅎㅎ
지나가실때나 강의하실때 ‘오오~~~~~’ 속으로 이러면서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