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차 홈스쿨 베이직 후기입니다.

세미나후기


45차 홈스쿨 베이직 후기입니다.

꼬마미 1 922 2021.01.14 23:44
저는 참 게으르고 심약한 사람입니다.
내 일 아니면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고, 신경 쓸만한 정력도 없습니다.
신학교도 다녔고, 기독교교육 전공을 하면서도, 전공 책 하나 제대로 사지도 않고 말 그대로 대충 다녔고, 대충 신앙생활 했습니다.
사역도 했지만 '이 자리는 나에겐 너무 무거운 자리다.' '내 꿈은 집사도 권찰도 아닌 이름모를 평신도'가 좋겠다. 하던 사람입니다.
더불어 애들 내신 위주로 봐 주는 학원 일도 생업으로 십여년 정도 해 왔고요.

그런데 참 , 살면서 늘 답답하더라고요.

학창시절엔 그래도 반에서 1등은 놓치지 않고 했고,
일반 공교육의 경쟁시스템 속에서 그래도 잘 생존해 냈다 자부했지만,
막상 12년의 초중고 달리기 경주를 마치고 나니 맥이 탁 풀려버렸습니다.
마치 결승선의 끝 테이프를 막 끊었는데 환호는 커녕,
절벽에 낭떠러지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경쟁에서 이기는게 무슨 소용인가? 참 덧없고 목적 없다.

교육에 대한 목적을 잃은 채로 시작한 학원강사 생활에 있어서
그나마 첫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풋풋했던 첫 열정으로
나를 통해 그리스도의 영향력이 미치기를 기도했던 적도 있습니다만..

어느새 학생들 머리 하나 하나가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졸업과 동시에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던 중간기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내신의 늪에서 저는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그 중간에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내 자식에게는 이런 우울한 체계를 겪게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홈스쿨이 답인건가... 홈스쿨을 해야겠다... 언젠가는. 하고
게으르고 심약한 엄마는 홈스쿨에 대해 늘
 '마음은 원이로되....' 의 상태로 막연히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2019년 말, 저의 심약한 가슴을 두드리는 한 포스팅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이브하고 리버럴한 종교생활을 해 온 제게 경종을 울리는
아주 두려운 내용이었는데, 그걸로 인해 근심하면서 2020년을 맞게 됩니다.
2020년은 연 초부터 다들 아시겠지만 아주 굵직한 큰 사건들이 많았죠.
호주 산불부터, 코로나 이슈에, blm에, 여름엔 엄청난 홍수에, 미국대선까지..

2020년 내내 말세의 난리와 난리 소문으로 간이 쪼그매진 저로써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신앙생활 다시 제대로 해야겠다 마음을 먹게 되었고,
시기적으로도 막연히 생각하던 첫째의 초등학교 취학이 성큼 다가온 터라
2021년 한 해는 예비 초등생인 첫째의 홈스쿨을 기도하며 잘 준비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엔 귀찮다...귀찮다 하며 넘기던 홈스쿨 세미나 문자를 보고
'12월에 이렇게 미리 홈스쿨 강연을 들어놔야 1월부터 준비를 하지!'라는
아주 간단한 마음가짐과 정신머리로
45차 홈스쿨 베이직 세미나를 듣게 된 것 입니다.

그리고.....

네. 아주 세계관이 제대로 와장창 깨졌어요.
마치 매트릭스의 네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설마...에이...아니겠지... 음모론이니까.... 하면서 치부해왔던 불편한 사실들이
빨간약을 먹고 시궁창 같은 세계로 떨어진 현실을 일깨워 줬습니다.

제가 신학교 다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공부 열심히 안 했거든요..
공부 열심히 안하고 학교생활도 대충, 내 일아니면 신경끄고,
그냥 꽃피면 벚꽃보러 다니고, 날 좋으면 치킨 시켜먹고,
겨울되면 애들 모아서 스키장 가고, 방학 사역이랍시고 악기나 좀 뚱땅거리고,

강의실 건물 1층에 애큐메니컬 어쩌구 저쩌구 개최 써있는거 보고
햐..참 아름다운 연합이다....

제대로 듣지 않던 강의 중에 뜨문뜨문 귀에 들리는
민중신학 해방신학 얘기만 듣고
캬.. 여윽시..어메이징 그레이스다...

여학우회의 대자보와 이런저런 학내 이슈에는
암.. 이런 방향으로 가야지, 지금시대가 어느 땐데...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고, 대충 좋은말만 들리니
좋은게 좋은거다..끄덕끄덕 하고는
어느샌가 마치
나는 깨어 있는데, 저 사람들은 고리타분해서 아직도 시대착오적으로 산다고,
그렇게 교만한 눈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소위, 강남좌파적 사고방식에 물든거죠.
그리고 이런 사고방식이 쿨한걸로 여겼고요.

처음에는 막연히,
홈스쿨의 방법론적 측면, How의 내용을 알기위해 신청한 강연이었습니다.
그런데 Why 를 철저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녹방수강임에도 불구하고..ㅎㅎ
첫 5분도 되기 전에 소장님의 "마스크 벗어도 됩니다"
그 한마디가 엄청 불편했더랬습니다..ㅎㅎ
녹방이라 마스크를 쓰던 벗던 상관없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요..ㅠ ㅎㅎ

그런데 저는 요즘 밖에 나갈때
천마스크 아니면 일회용 덴탈로 외출합니다 ㅎㅎ
KF94....^^ 굳이..?..
물론 만성 비염에 코가 예민해서 이렇게 추울땐 오히려 마스크 착용하는게
제게는 호흡하는데 더 편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남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돌린다던지,
불필요한 공포에 오들오들 하지는 않게 되었어요.


아주 옛날 옛적, 이미 끝난줄 알고 있던 사건인
아담과 하와에게 뱀이 권한 선악과는 현재 진행형이란 사실을
이번 강연을 통해 깨닫고..

야.. 이거 전쟁도 핍박도 없는 시대에 살다보니
신앙생활 하기 참 늘어지네..... 하던 저는
하루 아침에 매트릭스 속 시궁창에서 눈 뜬 기분입니다. 요즘 매일이요.

결국 무지하고 게을렀던 저의 세계관이 깨지면서
뭐든 철저히 공부해야 하고
그 본질을 파악하는 영적인 눈이 절실하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홈스쿨은
깨어진 공교육의 대안적 차원이 아니라 원안 교육입니다.
홈스쿨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강연을 들으며
홈스쿨의 무조건적인 필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왜 이걸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여러 부족한 점이 많은 엄마지만
준비가 되는대로 홈스쿨을 하려 합니다.

이 시대를 솔직히 마주하여 볼 때, 절망적인 가운데
나 하나 이 사실을 알아서 뭣하나... 하고 패배감에 빠질 때도 있었으나

나라도 깨워주셔서 감사하다.
나라도 계란 한 알이 되어 바위를 쳐 보겠다.
그럼 적어도 계란 묻어 더러운 바위라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깨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한 심약한 계란은
기사에 댓글을 남겼고, 공감 비공감도 눌렀고,
거지같은 입법예고에 맞서 반대 서명도 남겼습니다.

뭐.. 이렇게 해도 성경에 나온 마지막 시대의 시간표대로 흘러 가겠습니다만,
인류에게 최초의 죄가 들어왔을 때에도
아벨과 셋을 통해 구원의 계보가 이어졌고,
로마시대 박해가 끝 없이 이어질 것 같았겠으나
결국 기독교가 공인되었고,
중세의 암흑기 또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 같았겠으나
루터로부터 종교 개혁기가 도래했고,
구한말 답 없던 조선에서 일제시대로 이어질 때도
결국에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대한민국을 세우셨듯이,

이 땅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제게 주어진 홈스쿨의 사명 잘 감당하다가
주님 부르시면 천국잔치 참여하러 올라가는게
저의 올 한해, 그리고 앞으로의 소망입니다.

좋은 강의와 열정적인 애프터케어 감사했습니다.



아래 링크는 애프터케어 진행하며 정리해본 저의 생각정리 포스팅입니다 ㅎㅎ 유익한 자료가 있는건 아니고 제 다짐만 들어있습니다.

Comments

네아이아빠 2021.01.15 10:46
지나온 인생의 흔적이 담겨져 있는 재미있는 후기 잘 보았습니다. 강의와 애프터 케어때 말씀드렸듯 '교회'와 '교육' 이 두 꼭지를 공격하는데 이미 신학교마저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마치 세련된 교육인양 침투해온 미혹에 젊은 신학생들이 그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시대착오적 고리타분한 보수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오히려 질타해버리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으며 교수를 비롯 숫자적 우위를 점할 때 신학교는 그야말로 좌경화된 목회자 후보들을 양산해내는 미혹의 그릇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신학교를 다닐 당시엔 그것이 미혹인지 몰랐으나 이제사 돌아보니 아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신 것 같습니다. 38차 때 수강하신 장신대 출신 목사님 역시 비슷한 고백을 하셨답니다. 참으로 암울한 시대입니다. 비록 미약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남으로 그 한 사람의 가정 안에 다음세대가 보호되어야겠습니다. 그 한 사람을 깨우는 선생님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그동안 수고많으셨고 열심히 따라와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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