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려주기
홈스쿨 15년차 다섯 아이 엄마인 저에게 점점 좋아진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기다려 주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기다릴 줄 알게 되었냐구요?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서 서두르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요. 워낙에 첫째아이가 언어를 빨리 배우고 적용했기 때문에 글도 쉽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 첫째가 읽어주는 책을 매일 듣고 함께 놀았던 둘째도 자기도 빨리 읽고 싶어하길래 읽을 수 있는 학습을 만 4살부터 시켰습니다. 셋째는 그런 첫째와 둘째 사이에서 늘 책읽어주기를 듣고 어울렸기에 제 욕심에 만 세살이면 금새 혼자 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읽기 학습을 시켰다가 되려 애도 힘들게 하고 저도 힘들어져서 그만 두고 만 5세(미국 킨더가르텐 나이)에 다시 시작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후 부터는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넷째가 태어났을때에는 읽어주기는 많이 하되 읽는 학습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알파벳도 본인이 물어보면 가르쳐 줬지 미리 외우도록 하지 않았지요. 다섯째도 마찬가지… 주변에 두 살짜리가 알파벳을 줄줄 다 읽을 줄 알때에 저희 다섯째는 만 5세 초반 이면서도 모르는 알파벳이 있었지요. 그치만 꾸준히 언니 오빠들이 매일 읽어주는 책을 들었고, 엄마 아빠가 읽어 주는 책을 들었던 이 아이는 비록 글씨를 읽을 줄은 몰랐지만 그 안에 내공(?)이라 할까요, 많은 양의 지식과, 읽기의 즐거움, 그리고 다양한 어휘가 저장되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만 5세 부터 알파벳과 한글 읽기를 매일 조금씩 가르쳤습니다. 한 6개월 지나니 이제 줄줄 읽을 수 있게 되었지요. 셋째를 기를때 닥달하면서 매일 읽기를 가르쳤을때에는 일 년 가량이 지나도 잘 안되더니, 넷째, 다섯째는 쉽게 혼자 읽는 법을 터득했답니다. 중요한 것은 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어휘를 접하고, 또 다양한 읽기를 통해 지식도 넓히고 읽기의 재미를 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만 5세가 될때까지 알파벳도 잘 모르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 주고 내공을 쌓아주었더니, 지금은 읽기 실력이 엄청 빨리 향상되고 있습니다. 매일 아이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면서 속으로 감탄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때를 기다려주면 비행기가 활주로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듯 너무나 쉽게 아이들의 읽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