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합법화에 대한 찬반 의견과 홈스쿨링을 직접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 vs "사회성을 키울 기회가 부족해진다"

우리나라는 8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6년을 다녀 14살이 되면 중학교에, 17살이 되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이 단계는 우리나라 학생이라면 대부분 지나는 절차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학교와 잘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학교 외의 공간에서 공부, 생활하는 게 편한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 자녀를 위해 학부모는 ‘홈스쿨링(home schooling)’을 대안으로 선택하곤 한다.

홈스쿨링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식이다. 홈스쿨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으로, 미국은 1993년부터 부모가 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모든 교육과정을 집에서 가르치는 게 합법화됐다. 1년에 2, 3차례 정도 교육관계자가 해당 가정을 방문해 교육 실태를 확인하는 조건으로 부모의 재택교육권을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 홈스쿨링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9년 ‘민들레’라는 잡지를 통해서다. 당시 약 200여 가구가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홈스쿨링은 국내에서 아직 합법화된 제도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기 위해서는 ‘정원 외 관리자’로 분류돼야 한다. 합법이 아니다 보니 홈스쿨링 인원 현황 파악이나 연구 등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 홈스쿨링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홈스쿨링을 법제화하기에는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반대한다는 의견도 많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이에 교육콘텐츠 전문회사 스쿨잼은 학생과 학부모 및 일반 성인 총 364명을 대상으로 홈스쿨링 합법화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찬성은 66.8%, 반대는 32.1%로 나타났다.

찬성한다고 답한 주된 이유로는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야 하며,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의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가 있었다. 반대로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사회성을 키울 기회가 부족해 성인이 돼서도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우며, 홈스쿨링으로 인해 사교육이 활발해져 학생들 간의 교육 빈부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찬성 의견>

1.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갖고 있는데 학교교육은 보편교육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홈스쿨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이기도 하고요. 물론 홈스쿨링을 하게 되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사회성의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홈스쿨링을 합법화함으로써 구체적인 제도를 통해 홈스쿨링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다**끼 / 초등학생 학부모]

▶ 홈스쿨링하는 집들 종종 보는데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아 보입니다. 정해진 틀과 규칙에서 벗어나 즐겁게 공부하고, 학교 다니는 시간도 절약되고, 또 시험이나 등수 제약도 없어 전 찬성입니다. [뚜**바 / 일반 성인]

2.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의 아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 학교폭력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해서 어릴 때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의무교육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요? 국가, 사회에서 아이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다면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홈스쿨링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젠*한 / 초등학생 학부모]

▶ 자기주도적인 특기의 발현이나 개인 사정 등으로 학교수업에 참여하기 힘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자율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찬성합니다. [달**라면 / 교사]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3.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

▶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개인의 교육권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올바르고 확실한 홈스쿨링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정이라면, 부분적으로 합법화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단 따돌림이나 질병 등으로 부득이하게 학교를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미 / 일반 성인]

▶ 개인적으로 학습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중요한 권리입니다. 의무교육의 취지는 좋지만 어떻게 그 교육을 수행해 나가야 할지는 개인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feien** / 일반 성인]

<반대 의견>

1. 사회성이 걱정된다.

▶ 홈스쿨링은 다양한 경험 및 체험을 할 기회일 수 있으나 아이 단독 교육으로 협동심이 결여되고, 향후 사회 진출 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더러 존재합니다. 또한, 나만 아는 이기심도 생길 수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의 위화감 조성도 심히 우려됩니다. [yummy*** / 초등학생 학부모]

▶ 학교라는 곳은 단순히 공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단체 생활을 하며 사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곳입니다. 저 역시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공부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보낸 시간들이 기억에 제일 많이 남습니다. [단* / 교사]

2. 가정에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정교사와 같은 수준의 교육이 집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디 / 교사]

▶ 물론 홈스쿨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을 빠짐없이 배울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무교육이라는 최소한의 제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홈스쿨링 합법화는 환경과 제도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너무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별**별 / 일반 성인]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출처 gettyimagesbank

3. 아이들이 방임 될 수 있다.

▶ 부정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지금도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홈스쿨링이 합법화된다면 혹시나 이걸 핑계로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학대를 할까 두렵습니다. [앤*리 / 초등학생 학부모]

▶ 제대로 된 전문 교사가 교육해야 하며, 소수의 아이에 대한 방임, 폭력을 합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봄* / 일반 성인]

그렇다면 홈스쿨링을 직접 해본 사람들은 홈스쿨링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홈스쿨링을 하게 된 이유와 추천 여부 등에 대해 질문해 보았다.

▶ 대안학교 다니다 이사를 가게 되어 2년 정도 홈스쿨링 했습니다. 혼자 스케줄 짜서 자기주도학습하고 나머지 시간은 제가 공부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홈스쿨링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홈스쿨링 관련 단체나 여러 가지 커리큘럼이 많아서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고,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습니다. [희**리]

▶ 아버지의 추천으로 하게 되었고, 집에서 부모님과 인터넷 강의를 통해 교육받았습니다. 홈스쿨링 모임 등을 통해 친구도 사귀었습니다. 집에서 부모가 체계적으로 꾸준히 교육할 수 있다면 추천합니다. 그러나 많은 고민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합니다. [erikaj***]

▶ 친오빠가 먼저 경험 후 부모님이 제안해 홈스쿨링을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자퇴) 집과 학원을 오가며 공부와 입시를 했습니다. 홈스쿨링을 추천하지만 친구 관계, 학창 시절의 추억 등 잃어야 하는 것도 많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가]

▶ 학창 시절 1년 정도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선택의 여지없이 집에서 배우게 됐습니다. 홈스쿨링은 주위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아이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lo**] 

스쿨잼 이효진  naverschool@naver.com

출처 : 허프포스트코리아(https://www.huffingtonpost.kr)